Abstract

이 연구에서는 애니메이션 감독 장형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해 그의 애니메이션 배경 속에서 재현된 한국의 장소가 지닌 특징을 우선 분석하고 그와 대비되는 캐릭터의 비일상적 연출 양식이 어떤 효과를 관객에게 가져오는지 분석하고자 했다. 우선 그의 애니메이션이 묘사하는 장소들이 현대 한국 사회의 장소 및 풍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표면적 이미지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한편 동시에 이 사실주의적 장소들에 대비하여 장형윤의 연출은 일반적으로 비일상적 양태를 보여준다. 이는 캐릭터의 연기 스타일과 이야기 상황 전개에서 두드러진다. 장형윤 감독이 묘사하는 한국 사회의 장소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장소 특징들을 보여준다.BR 캐릭터들의 신체 또한 매우 불안정한 모습의 정체성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그의 주요 캐릭터들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부유한다. 이는 신화적 세계의 소원 충족을 위한 변신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다른 성격 중 하나가 장형윤 감독의 캐릭터가 불안정한 고용 조건과 끊임없는 이동을 조건으로 한 현대 한국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은유하며 재현하기 때문이다.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신체의 캐릭터와 사실적으로 묘사된 장소의 대비를 통한 연출은 관객에게 캐릭터와 배경 간의 균열을 감지하게 한다. 이는 전통적 의미의 장소를 더는 기대하기 힘든 현대 한국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황과 비유된다. 그러나 장형윤은 비일상적 캐릭터와 서사 연출을 통해 그와 같은 상황을 전복하는 상상을 관객에게 제시한다. 그것은 관객이 가진 애니메이션 장르에 대한 ‘고정된 경향’을 교란하고 기존 체계와 규칙들을 흔드는 특유의 연출 방법론이다.BR 결국 장형윤 감독의 장르의 관습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주된 방법론은 실재하는 한국 현대 장소의 모습과 캐릭터가 지닌 프레카리아트(precariat) 노동자의 신체를 은유하며 현대 한국의 장소성을 재현하고 관객의 공통된 장소 체험에 공감을 호소하며 동시에 캐릭터 및 서사의 비이성적 연출을 통해 획득된 비일상성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와 같은 방법론의 힘은 장형윤이 독립 애니메이션 필드에서부터 길러온 힘일 것이다. 장형윤 감독의 작품들은 그의 필모그래피가 보여주듯이 독립 애니메이션 필드로부터 장편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온 그의 노력이 기존 관습적 연출의 극복으로까지 이어진 모범적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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