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에서는 1947년부터 1950년 사이 진행된 인도 국장 제정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과 함의를 살펴보았다. 1950년 1월 26일 공식적으로 채택된 인도의 국장은 1905년 사르나트에서 출토된 아쇼까 황제가 세운 석주의 주두를 장식하고 있던 네 마리 사자를 모티프로 하고 있다. 인도의 국장은 독립 당시 인도 국가 건설 과정에서 초대 총리 네루의 주도로 채택되었다. 국장의 제정은 네루의 단독 결정에 가까웠는데 그 배경에는 아쇼까에 대한 네루의 오랜 기간 지속된 관심과 애정이 투영된 측면이 컸다. 네루에게 아쇼까와 그의 통치방식은 신생독립국 인도 정부가 해야만 하는 일들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것이었다. 네루는 독립 당시 인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였던 국가 통합을 위한 모든 해답을 아쇼까의 통치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인도-파키스탄의 분립과 그에 따른 난민 유입 문제로 인한 종교갈등이 지속되고 있던 상황에서 아쇼까의 여러 가르침들 가운데 네루가 독립에 즈음하여 가장 특별하게 공감했던 부분은 세속주의와 관련된 것이었다. 네루는 국기와 국장에 아쇼까의 상징물을 사용했는데 그것은 당시 극우 성향의 힌두들이 세속주의와 다원주의적 국가 건설에 가장 큰 위협으로 성장하고 있던 상황에서 어떤 특정 종교로부터도 자유로운 세속주의 국가 인도를 상징하기 위한 측면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네루는 독립 인도가 처한 또 다른 중요한 문제로 국제 관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네루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본격화하기 시작한 냉전체제하에서 인도가 두 강대국 진영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독립된 주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국제관계를 형성하기를 희망하였다. 이를 위해 네루는 독립 이전부터 비동맹 개념을 인도 외교정책의 기본원리로 상정하였으며, 인도가 국제사회에서 평화유지군 또는 평화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찾은 것이 평화, 비폭력, 관용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파하고자 했던 아쇼까 시대의 국제주의적 면모였다. 독립 인도가 지향한 국가정체성을 가장 시각적으로 집약하고 있는 국장은 아쇼까 시대로 대표되는 고대의 이상을 재확인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인도 국민들의 삶 모든 영역에서 평등과 사회정의를 수호하겠다는 일종의 서약이었으며, 세계 평화의 중재자가 되겠다는 네루의 염원을 담은 아쇼까 석주의 20세기 버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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