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룻기 안에 성(性)과 민족성에 관한 이항 대립은 애매하며 결국에 그것은 해체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본 연구는 미시(微視) 구조로서의 성과 민족성의 붕괴된 경계가 거시(巨視) 구조로서의 경제와 도덕성에 어떻게 종속되는지 조명하는 데 관심을 둔다. 성과 민족성이 룻기의 주요 주제로 간주되면서 학자들은 룻을 비롯한 등장 인물들이 가부장제에 기초한 고대 이스라엘 공동체를 변화시켰는지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일견 룻은 성과 민족성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부장적 사회와 모압 사람이라는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을 변화시켰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룻기의 화자가 하나의 성을 우위에 두지 않고 남성과 여성 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비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룻기에서 성에 관한 계층구조는 유동적이다. 더욱이 화자는 모압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관념에 맞서는 인물로 룻을 의도적으로 배치하여 민족성에 대한 대립을 능숙하게 해체한다. 그런데 룻기는 성과 민족성의 변화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고 끝난다.<BR> 그러나 독자는 이렇게 불일치로 가득한 룻기에서 위장된 중심 주제, 즉 빈곤과 타자성을 발견할 수 있다. 화자는 기근과 그에 따른 빈곤으로 두 번의 이주에 주목하면서 가난한 가족이 경제 위기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 그리고 가족과 공동체가 도덕적 관심을 가지고 타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따라서 룻기에서 성과 민족성은 해결되어야 할 문제도, 이야기의 주제도 아니며 오히려 해체되는 부차적인 요소들이다. 성과 민족성은 룻기에서 미시 구조의 요소들인 반면, 경제와 도덕성은 이야기를 둘러싸고 있는 거시 구조의 요소들이다. 따라서 화자는 한 가족의 빈곤과 타자성이 공동체에서 어떻게 해결되는지를 밝히면서 이야기의 범위를 공동체의 생존으로까지 확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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