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제1언어와 제2언어로 산출된 표준중국어와 한국어에 나타나는 발화 음역과 음높이의 음향 특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1) 제1언어 발화에 나타나는 성조언어와 비성조언어의 음역과 음높이 특징 및 차이, (2) 비성조언어가 제1언어인 화자가 성조언어를 제2언어로 발화할 때 및 성조언어가 제1언어인 화자가 비성조언어를 제2언어로 발화할 때 나타나는 음역과 음높이 특징을 고찰한다. 22명의 표준중국어-한국어 이중언어화자가 발화한 ‘북풍과 햇님’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제1언어로 산출된 표준중국어와 한국어를 비교할 때 전자가 후자에 비하여 발화 음역이 넓거나 높은 음높이가 실현되는 양상이 보이지 않았다. 이는 성조언어가 비성조언어에 비하여 반드시 음역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거나 확대되는 것은 아님을 시사하며, 성조언어와 비성조언어의 억양 차이를 발화체 전반에 걸쳐 실현되는 음역과 음높이의 차이로 일반화하는 기존 가설에 문제점을 제기한다. 또한 제2언어로 산출된 표준중국어와 한국어를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음역의 축소는 표준중국어 여성 모어화자가 발화한 한국어에서만 발견되었다. 이에 반해 표준중국어 남성 모어화자와 한국어 남성, 여성 모어화자가 발화한 제2언어에서는 제1언어와의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제2언어에서 음역이 조절되는 방식은 화자의 성별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제2언어의 숙달도 및 제2언어화자의 메타언어적 지식이 발화의 음역 산출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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