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장소성의 의미는 ‘한 장소에서 드러나는 특별한 성격’으로, 이는 물리적 위치인 공간(空間)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경험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축적되면서 생성되는 특성이라 풀이할 수 있다. 장소성은 일정 공간의 자연환경이동일하게 유지되더라도 역사적 사건의 여파에 따라 변천을 겪으며, 지역 대내외적으로 순환되면서 강화되는 측면을 띠고 있다. 본고의 연구지역인 예산 지역은, 현재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가장 높은 남연군묘 도굴사건을 바탕으로 그 장소성이 부각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특정지역의 단편적인 사건 강조는 그 지역에 관한 전반적 인식의 폭을 제한하는단점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역사적 사건은 우발적으로 일어나기보다 일련의지리적·문화적 맥락에서 파생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산군의 장소성은 남연군묘가 대내외적으로 부각되고있으나 그와 관련된 지리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한다고 본다. 이에 본고에서는 조선 후기 예산군에 관한 장소성 인식과 그 변천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예산군의 인문지리학적 배경을 검토한 후,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조선 후기의 발생한 연속적 사건과 그 영향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예산군은 서해안으로 연결되는 관내의 하천을 중심으로 해양문화와 내륙문화가 상호작용하며 발달한 문화적 배경을 띠고 있었다. 장소성의변천 측면에서 예산 지역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전기까지는 조운의 주요 경로로 인식되다가 조선 후기에 이르러 저명한 지리학자 이중환에 의해 국내 유수의 가거지(可居地)로 알려진 후, 천주교가 전파 전파된 후 부터는, 지속적인 조선 정부의 박해로 인해 극심한 천주교 박해지로 대두된다. 오페르트의남연군묘 도굴사건은 예산 지역의 인문지리적 환경과 이러한 장소성 변천을따라 설명되어야 하며 현재 남연군묘를 강조하려는 해당 지자체의 노력 또한오페르트 도굴사건이 일어난 제반 배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진행되어야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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