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노헌 남건(1850~1943)은 조선조 말 경북 영해에서 태어나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를 살다간 유학자이다. 그는 일제가 조선을 잠식해가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저항을 했다. 나라가 망하고 시대가 변해도 옛 나라의 전통과 선왕에 대한 의리를 지키며 평생을 살았다. 그는 경술국치 이후 은둔생활을 하면서 일제의 만행에 대해 폭로하고, 일제에 저항한 의사들의 충절을 입전하여 고요한 저항을 이어 나갔다. 남건은 역사 속에서 절의를 실천한 의사를 많이 추앙하며 유교의 강상이 무너지지 않게 했고,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을사늑약 체결과 의병장의 순국, 경술국치와 신해혁명을 겪으면서도 그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한편으로 다음 시대를 위해 자제들을 가르치고, 한편으로 스스로 절개를 지켜나갔다. 하지만, 결국 절개를 지켜나가는 것도 자제들을 가르치는 것도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에서 한계라는 것을 인식하였다. 남건은 시대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살아가진 않았지만, 망국의 유민으로서 식민지 세상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지조 있는 삶을 살았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시대에서 전통을 고수한 한 유학자의 고뇌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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