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김소월을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하는 이유는, 소월 시의 주제가 한국인의 정서와 동질적이고, 시어가 전래적(고어투)이면서도 어렵지 않아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운율이 한국인의 호흡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소월의 시세계는 향토적이다. 시의 소재는 주변적이고, 주제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희노애락을 형상화한 것이다. 시의 주제가 철학적이지도 않고 사변적이지도 않아서 대중들이 소월의 시를 친숙하게 느낀다. 이와 더불어 시어로 방언을 적절하게 사용하였다. 토속적인 방언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시의 미적 효과와 표현적 가치를 극대화하였다. 소월의 시에서 생동감과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소월은 여타 시인에 비해 방언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방언은 이해하기 어려워, 선행 연구에서 뜻풀이를 제각기 다르게 하였다. 본고에서는 선행 연구에서 의미 해석에 논란이 되고 있는 시어 중에서 평북 방언(새, 바르다, 세다, 차부)과 평북 이외 북한 지역의 방언(뒤놓다, 모지르다, 호젓하다, 그늘, 솔곳이)으로 추정되는 어휘에 대해, 문맥적인 의미에 기반을 두고, 어학적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구체적 예로, 소월의 「술과밥」이라는 시를 보면, 선행 연구에서는 방언의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어색한 해석을 하였다. ‘밥발라’에 대해, 오하근(1995)에서는 ‘밥달라’의 오식으로 보았고, 권영민(2007)에서는 ‘밥을 벌다’로 보았다. 이러한 해석들은 문맥적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평북 방언의 의미대로 ‘귀하다, 부족하다’로 보아야 문맥적 의미가 통한다. 술 한 합에 닷 돈이고 쌀은서 돈으로 ‘술값’이 ‘쌀값’보다 더 비싼데도, 아이러니하게 ‘술 인심’은 후하고 ‘밥 인심’은 박한 세태를 풍자하면서, ‘밥이 귀하게 될 때도 과연 그럴까’라고 탄식하는 장면으로 봐야 문맥 의미가 자연스럽게 통한다. 제한된 지면 때문에 본고에서는 소월의 방언의 의미에 대해 부분적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결과물들이 많이 모이면, 소월의 시어에 대해 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 시어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시인의 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특히 방언에는 지역 토착민의 문화와 정서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또한 그 시대의 시대상과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기에 시어의 방언 의미 연구가 더욱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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